법의 지배가 정치적 무기가 될 때 그 총구의 표적은 국민이다. 헌법재판소(헌재)가 2014년 12월 19일 통합진보당(통진당)을 해산하고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박근혜 대통령은 12월 20일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결정은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지켜낸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윤두현 청와
이른바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비리가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 비리의 의혹들은 마치 빙산의 조각들처럼 떠돌아다닌다. 그 빙산의 본체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22조원의 혈세를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은 그동안 수없이 보도돼 식상할 정도가 됐다. 수질악화와 생태계 파괴 등의 현장
이런 나라는 없다. 한 나라의 군사주권을 기약 없이 다른 나라에 내주고도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청와대 대변인이 “덧붙일 말이 없다”고 하는 나라가 나라인가. “2015년 전시작전권(전작권) 전환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파기에 대한 첫 반응이 이 정도였으니 애당초 전작권을 가져올 생각이
참 별 나라도 다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었다며 사이버상의 폭로성 발언과 허위사실을 처벌하라고 지시한다.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사이버 공간을 수사하겠다고 발표한다. 이어 사적 사이버공간까지 수사대상에 포함된다는 얘기와 함께 국민의 사이버 망명이 이어진다. 이 지구상에 그래도 민
“도대체 낙이 없다.” 엊그제 새벽잠을 설치며 월드컵 TV화면을 지켰다는 한 이웃의 푸념이다. 알제리에게 2대4로 ‘잔혹패’한 한국축구의 얘기가 아니다. 스포츠경기야 이기고 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요즘 들어 더욱 뒤숭숭해지는 세상이야기를 빗댄 심사의 표현이다. 월드컵에나마 마음을 붙이려 했던 기대마저 사라져 이런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은 어떤 눈물일까. 지난 5월 19일 박 대통령이 세월호에 관한 대국민담화 중에 흘린 눈물을 두고 말들이 많다. 그 진정성에 관한 논란이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4일 만에야 흘린 눈물이지만, 그 ‘효과’에 관한 것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밑의 사람들은 평소에 리더가 가진 가치관에 영향을 받는다. 급한 상황에서는 평소에 리더가 원하던 성향에 따라 행동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평소 리더가 어떨 때 칭찬했고 어떨 때 호통쳤으며, 어떨 때 심기가 불편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리더가 평소에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사람이라면 밑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건
돈에 대한 얘기다. 세상에는 상식 밖의 일들이 많다.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이 일어난다. 돈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런 모양이다. 수천억 수백억의 재산을 모은 사람들을 폄훼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에게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이란 세상을 까맣게 만드는 일이다. 일당 5만원의 ‘국민노역’으로 계산하면 27년이
아카이브(archive)는 원래 기록물을 모아둔 곳을 의미한다. 일종의 기록물 보관소다. 그래서 아카이브는 역사적 기록물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현대적 정보기술 용어로는 원본 재현이 가능한 데이터의 파일을 가리킨다. 조선일보 아카이브는 창간호부터 최근호까지의 웹상에서 지면 그대로 열람이 가능하도록 돼있다. 기록을 이렇게 보관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조선닷컴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1월13일자 사설내용이 논란을 일으키자 나온 한 누리꾼의 반응이다. 물음표를 찍긴 했지만 왜 아니랴. 이 사설에 관한한 박근혜 정부나 조중동 등 일부 보수언론에게 NYT는 종북세력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NYT는 종북세력 보다 더 높은 수위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정치인과 교과서’라는 제목의 이 사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으로 ‘의회 쿠데타’라는 말이 나올 때였다. 2004년 3월12일, 한나라당(새누리당)과 새천년민주당이 합작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기습적으로 가결된 후 국민저항이 촛불시위로 타오르자 한 대학교수가 군사쿠데타 옹호론을 들고 나왔다. 당시 이화여대 행정학과 김용서교수는 한 강연회에서
국민이 바보가 되고 있다. 보수언론과 박근혜정권이 벌이고 있는 대국민 여론전이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게 그 목적이라면 그 목적은 소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당장 박창신 원로신부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발언에 대한 보수언론과 권력의 역습이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11월22일 저녁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국가정보원(
40여 년 전 리처드 닉슨 미국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시 떠올린다. 1972년 6월 시작된 워터게이트 사건은 2년만인 1974년 8월 닉슨의 사임으로 막을 내렸다. 닉슨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며 흥분했던 닉슨의 태도와는 달리 박 대통령은 침묵모드를 유지하며 대리
20세기의 대표적 미국언론인 월터 리프먼은 자신의 저서 ‘여론’에서 “뉴스와 진실은 같은 것이 아니다. 뉴스의 기능은 사건을 두드러지게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채동욱 뉴스’는 압권이다. ‘채동욱 뉴스’는 리프먼의 역설을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지난 8월 20일 ‘국정원(국가정보원) 대선 불법개입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시국미사’에서 나온 이성효 주교의 강론 중 주요대목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신국론(4권)’에 나오는 가르침을 인용한 내용이다. 그
언론보도가 ‘역사의 최초 기록’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 하는 명제는 언론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은 무엇보다 사실보도를 그 기본생명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토대를 전제로 우리는 보도내용을 특정한 시대에 일어난 사건과 사람들을 해석하는 역사의 창고로 이용할 수 있다. 이른바 ‘사실에 대한 진실&rsq
이런 나라는 없다. 정보기관이 남북정상회담의 국가기밀을 만천하에 공개한다. 그 내용마저 나쁜 것은 더하고, 좋은 것은 빼고, 혹은 비틀어서 왜곡한다. 집권 새누리당은 이를 빌미로 벌떼처럼 전직 대통령에 대해 부관참시의 주먹질을 한다. 조중동 등 자칭 주류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확성기 나팔을 불어댄다. 대통령은 격려하듯 때맞춰 추임새를 넣는다. 그 주요목적은
역사쿠데타가 시작됐다. 주요대상의 하나가 5.16쿠데타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아마 그 핵심은 1961년의 5.16쿠데타를 2013년에 ‘구국의 혁명’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쿠데타의 현장은 근‧현대사 곳곳에 걸쳐있다. 지난해 대선국면에서 보인 박근혜 대통령의 5.16에 대한 역사적 인식문제가 직접적 계기였는지 모른다
5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이다. 1980년대의 격동기에 태어난 이후 ‘민중의 애국가’로 불리기도 한다. 군부독재 타도와 노동운동, 그리고 민권운동 등의 현장에서 깃발역할을 해왔다. 이 노래는 그래서인지 노랫말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 평생 나
분식회계(粉飾會計). 기업이 자산이나 이익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행위를 일컫는다. 주로 주주와 채권자들을 속이기 위한 것이다. 그 방법도 다양해 아예 공인회계사를 매수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감사보고서를 통해서도 분식회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이익을 적게 계상하는 역분식회계도 있다. 세금 부담이나 근로자에 대한 임금 인상을 피하기 위해서